10월의 독서

Lifespan
David A. Sinclair

우리는 100살, 120살을 넘어서 150살까지 사는 것이 가능해질까?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손자, 손녀 뿐 아니라 그들의 손자, 손녀까지와도 동시대에 함께 살아갈 인생을 준비해야한다. 또 지금처럼 단순히 투병하는 생명연장의 모습이 아닌 건강하고 젊은 모습으로 인생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수명 연장을,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는 “unnatural”한 행위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적이 없다. 포식자로부터 도망쳐 농업사회를 구축한 순간부터, 동식물을 개량 시켜왔고 중력을 거슬러 하늘과 우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자연스러움이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끈임없이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일 것이다. (철저히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natural”한 인간의 모습을 원한다면, 발가벗고 채집수렵하는 원시부족의 삶에 만족해야만 할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우리는 어떤 단계까지 왔을까? 암 연구를 예시로 들어보자.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암 치료법은 증상에대처하는 대증치료에 그쳤다. 의사들도 암이 왜 발병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모른채, 종양을 얼른 제거하고 남은 여생을 준비하라는 말 밖에는 환자에게 전할 것이 없었다. 1970년대가 되어서야 암을 일으키는 것은 유전자의 변이라는 것이 발견되었고, 암 유전자(oncogene)의 발견은 암 연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현재의 암 연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암세포만 표적하여 치료하는 CAR-T 등의 유전분석과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몇몇 암은 완치가 가능해졌고, 앞으로 많은 암도 완치 가능한 범위로 넓혀가고 있다.

“노화(aging)”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은 어떨까? 마치 1960년대의 암 연구 수준과 비슷해 보인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아직 여러 가설로써 노화에 접근하고 있고, 증상에 대해서는 원래 모두가 늙어가는 것이라고 대처할 뿐이다. 우선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밝혀낸 노화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이유에 의한 DNA 손상으로 유전적 불안정 초래

->염색체의 끝단에 보호장치인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짐

->특정 유전자를 키고 끌 수 있는 후생유전체가 변화하게 됨

->유전자가 중구난방으로 발현되어 단백질 항상성이 망가짐

->전반적인 신진대사의 변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

->해당 세포가 염증세포로 변하며 좀비세포 처럼 전파

->재생 가능한 줄기세포의 고갈

->주변 세포에서도 염증물질이 분비되며 악순환

노화는 결국 세포의 정보 소실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포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것은 DNA이다. 이 때 체세포 동물복제를 통해 과학자들이 알아낸 것이 있다. 늙은 개체의 체세포로부터 건강한 어린 개체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부터 말이다. DNA의 정보는 디지털(A, C, G, T)이기 때문에 고유의 정보는 그대로지만, 후생유전체의 아날로그적변화로 인해 정보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DNA 리더기에 잔기스가 나서 오작동하는 것으로 노화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럼 이제 노화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다. 바로 DNA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후생유전체의 변화를 되돌리거나, 미토콘드리아의 회복을 돕거나, 좀비같은 염증세포만 제거하는 방법들이다.

DNA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과도한 자외선과 방사선을 피하는 예방법은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우리 몸에서는 마치 매일 같이 암 세포가 생겨나도 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제거되듯이, 후생유전체의 잘못된 변화를 막는 역할의 유전자로 sirtuin이 존재한다. NAD는 sirtuin의 기능을 돕는 효소로, 우리가 늙어가면서 NAD를 점점 잃어가는 것이 회복력이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mTOR를 억제하거나 AMPK 효소를 촉진시키는 항노화 방법이 있다. 한편, 이 모든 항노화 기전을 한꺼번에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우리의 몸이 “생존모드”에 처하는 순간이다. 단식 또는소식, 채식 위주의 아미노산 제한적 섭취, 적절히 과한 운동, 그리고 낮은 기온에서의 생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유사한 기능을 돕는 물질로는 rapamycin, metformin, resverastrol, 그리고 NAD booster가 있다. (한 때 항산화제가 노화를 막는다고 알려졌지만, 이제는 이러한 기능들을 돕는 물질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또 다른 항노화 연구로 세포의 회복을 돕기 위한 줄기세포 연구도 활발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염증세포만 타겟으로작용하는 약물, senolytic drug 분야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효모와 같은 미생물에서 실험용 쥐, 그리고 포유동물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전부 노화라는 공통의 과정을 겪는다는 점에서 항노화에 대한 연구 결실은 곧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저자는 시사한다. 늙어서 나타나는 심혈관계질환, 대사장애, 악성종양까지 전부 노화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각 분야에서 따로따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비약적인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암에 걸린 80대 노인을 완치한다해도,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곧이어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화는 지금까지 질병코드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망원인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항노화 연구는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 WHO에서는 2018년 “11th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에 ageing-related diseases(XT9T)를 추가하면서 노화에 대한 진단을 내리도록 권고하기 시작했다. 노화라는 근본적인 과정을 치료할 수 있게된다면, 헬스케어 전반의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더 효율적인 곳에 쓸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수명연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싱클레어 박사는 조심스럽게 스스로 지키고있는 것들을 공개하였다. 

  • 매일 아침마다 NMN 1g, 요구르트에 섞은 resveratrol 1g, metformin 1g을 섭취한다.
  • 매일 권장량의 vitamin D, vitamin K2, 그리고 aspirin 83mg을 섭취한다.
  • 금식 및 소식을 하거나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BMI는 23-25를 유지한다.
  • 운동과 사우나, 얼음물 수영, 시원한 잠자리를 즐긴다.
  • 흡연, 자외선, x-ray, CT, 전자레인지에 돌린 플라스틱을 피한다.
  • 몇 달마다 수시로 정맥채혈하여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확인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100년이 넘도록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히 살 수 있다면, 여러가지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지구환경 파괴, 인구 과밀, 정치세대가 바뀌지 않는 문제, 사회복지와 연금 문제 등 이외에도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늘 그래왔듯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리라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정말 지구만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면 우주여행을 위해서라도, 생명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지가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 “노화”라는 “질병”을 정복하고 모두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세계를 꿈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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