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야생동물 실습 프로그램 (SYMCO)

2019.07.23.

“A photo of Rhino that shows both cruelty and humanity of mankind to the nature.”


지난 한 달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직접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을 응축하고 있는 한 사진. 더불어 한 달간의 긴 일정을 함께했던 친구들 중 하나의, 자세한 경험이 담긴 에세이를 읽어보고 깊게 공감하며, 나의 기록도 남겨본다.

(외국인 친구의 에세이 본문: https://www.facebook.com/annesophie.page/posts/2652578264753610)

아프리카의 야생동물 및 자연 보전에는 여러가지 입장과 상황이 존재한다. 지난 수십년간 종보전과 생물다양성의 증대를 가장 잘 이룬 나라 중 하나가 남아공으로, 성공이면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자연보호에 대한 노력으로써 국립공원을 지정하고, 밀렵을 통제하는 것 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도움이 된 것들은 야생동물의 사냥 문화를 발전시키고, 야생동물의 사적 소유를 합법화한 것이다. 가장 먼저 알아야할 것은, 야생동물에게 가장 큰 위협은 인간 영토확장에 따른 서식지 파괴라는 것이다.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보존지역 울타리를 짓고, 지역주민들에게 교육과 지원을 통해 무분별한 자연파괴를 막으며, 불법 밀렵과 질병을 통제하기 위해서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수많은 돈과 인력이 필요하다. 이 때 필요한 경제적 지원은 크게 사파리관광 수익금, 사냥을 통한 수익금으로 나뉜다. 사냥은 일반적으로 사파리관광보다 수십-수백배의 수익을 창출하며, 계획적인 개체 수 조절을 통해 무분별한 종번식 또한 조절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사파리관광은 오히려 생태계내에 시설을 짓고, 물과 같은 자원을 소모한다는 단점까지 있다. 사냥 문화가 없어지면 지속적인 종보전 활동도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덧붙여서 합법화된 야생동물의 사적 소유를 통해서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긍정적으로 적용되었다. 더 건강한, 더 많은 야생동물을 보유하고자 개인의 사유지가 국가적 차원의 국립공원보다 종보전에 더욱 간절하고, 밀렵에 대한 보호가 더욱 철저한 것이다. 야생동물의 종보전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다시 사유지 자연보호에 돈을 투자하여 생물다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종보전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유전적 다양성이다. 한 가지 예시로 남아공에서 흰코뿔소의 개체 수는 수천마리, 검은코뿔소는 수백마리지만, 유전적 다양성은 오히려 검은코뿔소가 더 넓다. 백여년 전에 무분별한 사냥으로 흰코뿔소가 손에 꼽을 정도로 생존했고 지금의 흰코뿔소들은 모두 이들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검은영양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수십마리도 채 안되는 숫자로부터 생존하여 유전적 다양성이 좁다. 멸종할 뻔한 상황에서 종보전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야생동물 사유지를 통한 몇몇 개인들의 관리 덕분이었다. 사냥 문화를 마냥 비난할 수 없는 것이,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지구상에는 멸종한 동물이 수십가지는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윤리적인 사냥의 예시들도 물론 있다. 울타리 안에 가두어 사람에게 길들여진 사자를 사냥감으로 사용하는 canned lion hunting, 생명에 대한 존중 없이 사냥을 오락으로써만 즐기려는 사냥 단체 등이 그 예시이다. 다만, 이제는 야생동물 수의학의 발전과 다양한 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다자간의 협의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아프리카 철새, 검은영양, 코뿔소, 코끼리, 아프리카 야생개, 표범 및 치타 등 다양한 동물별 보호소 및 센터와 농장을 방문할 때면, 하나 같이 유전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여러 아프리카 야생동물보전의 가장 큰 화두는 밀렵이다. 밀렵의 원인과 과정, 그 결과는 여러가지 이해관계자들로 얽혀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코뿔소가, 현재 아프리카 야생동물 종보전 논의의 중심에 서있다. 코뿔소 밀렵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빈곤한 아프리카 지역주민들이고, 밀렵 결과물은 많은 부분이 아시아 대륙에서 부를 뽐내기 위한 장신구로 암시장에 판매가 된다. 코뿔소의 뿔은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에 팔리는데, 밀렵꾼들은 한 번의 밀렵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만큼이라고 한다. 밀렵은 밀렵꾼인 지역주민, 무기 제공자, 내부 소통자 등이 한날 한시에 행동을 취할 때 발생하기에, 조기에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도 남아공에서는 하루에 평균 3마리의 코뿔소가 잔인하게 밀렵을 당하고 있다. (밀렵꾼들은 잘못된 미신으로 코뿔소의 눈과 귀를 함께 자르고 도망가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밀렵을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써 코뿔소의 뿔을 제각하는 조치를 수년 전부터 취하고 있다. 톱으로 제각하는 모습을 보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손톱깎이로 손톱을 다듬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코뿔소 뿔 자체에는 통점이 없고, 성장점을 자르지 않는 한 평생 자라나기 때문이다. 이후 2014년부터 밀렵의 숫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뿔을 차지하기 위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밀렵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는 지역주민의 상황 및 암시장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 합법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일수록 값어치가 높게 치러지게 되고, 생계를 유지할 다른 방법이 없는 지역주민에게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밀렵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코뿔소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 수십년간 지역주민에게 자연에 대한 교육과 생계지원사업이 존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는 암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암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코뿔소 뿔 국제거래의 합법화이다.

코뿔소의 뿔 국제거래 합법화를 향한 현상황과 예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1)코뿔소를 보정하는 과정 2)뿔을 제각하는 과정 3)수확한 뿔을 수송시키는 과정 4)뿔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면허가 필요하다. 나아가 국제적으로 수출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5)뿔을 수출하는 과정 6)뿔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인허가가 필요하다. 코뿔소가 보정되는 순간에 체모 채취, 피부 생검, 마이크로칩 삽입 등으로 개체 식별 및 감별이 완료가 되고, 수확된 뿔은 제각된 코뿔소로부터 얻은 DNA와 태깅되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이후 뿔을 수송하고 보관하는 과정까지는 합법적으로 가능하여, 지금도 남아공에서 국가적 및 사유지적으로 코뿔소 뿔을 현 암시장 거래량의 1/3까지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멸종위기종은 CITES라는 국제기구에서 지정하고 국제거래를 규정하고 있는데, 남아공 흰코뿔소는 CITES 멸종위기종 2종에 등록되어, 인허가가 주어진 기관을 통한 제한적인 국제거래는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예외 사항으로 CITES 멸종위기종 1종에 등록된 전반적인 코뿔소 뿔은 국제거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CITES 및 남아공정부로부터 흰코뿔소 뿔 국제거래 인허가를 받고, 가장 큰 소비자인 중국 정부관계자와 합법적인 국제거래 루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코뿔소 뿔을 시장에 개방함으로써 터무니없는 가격을 낮추고, 각종 규제를 통해 불법거래를 단절시킬 수 있다. 다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코뿔소 뿔 국제거래의 합법화가 중간에 어떤 문제를 낳고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유한 아시아 소비자들의 국제거래 규제에 대한 생각과 반응이 어떨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일 것이다.

코뿔소의 단단한 외피 사이에 연약하고 따뜻한 피부도 느껴보고, 투박한 코끝에서 나오는 깊은 숨결을 직접 경험하며, 또 사람의 작은 움직임에도 놀라는 코뿔소를 볼 때 느낀 것은 자연의 순수함이었다. 아프리카 사파리를 둘러볼 때는 수백년 전 아프리카 대륙은 얼마나 더 자연과 야생동물들로 북적였을지 상상에 잠들었다. 단 한 무리 사람들의 무분별한 사냥만으로도 한세기 전에 12시간에 6천마리의 야생동물이 죽어간 사실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아프리카는 정말 조용한 편일 것이다. 하지만 이후 몇몇 사람의 남다른 판단에 감사하게도 지금의 수천마리의 코뿔소도 볼 수 있고, 수만마리의 아프리카 코끼리도 수십만마리 검은영양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생활한 한 달은 파괴된 자연을 되돌릴 수 없다는 지금까지의 막연한 생각을 바꾼 전환점이 되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개인들이 종보전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코뿔소와 다른 멸종위기종까지 온전히 보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주황빛에서 핑크빛, 그리고 자주빛으로 서서히 변하는 아프리카의 해질녘을 바라볼 때, 또 친구들과 함께 외치던 Africa – Toto를 들을 때가 벌써 많이 그립다.
“The only man I envy is the man who has not yet been to Africa – for he has so much to look forwar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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